Clubhouse 4일 써본 후기
0. Intro
클럽 하우스 앱을 써봤다. 4일 정도 써봤는데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하다. 그리스 아고라, 17~18세기 살롱 19세기 커피하우스 문화의 21세기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또 실시간으로 플랫폼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걸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서 대충 후기를 적어봤다.
1. ClubHouse?
클럽하우스는 음성 기반 SNS로 현재 아이폰에서만 베타 서비스중이다.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2020년 3월에 처음 만들어졌으며 계속 서비스를 추가하는 중이다.
처음 가입을 하려면 먼저 클럽하우스 계정이 있는 사람에게 초대를 받아야 한다.(현재 가입을 하면 초대권을 기본적으로 2개만 준다.) 초대권을 받지 못할 경우 대기를 걸어놓아야 한다.( 추후 정식 버전 서비스 시작을 하면 앱 제작사에서 초대권을 발송한다고 한다.) 대기를 걸어 놓으면 이런 화면이 뜬다.
앱을 가입 할 때 실명이 원칙이다. 본인의 실명, 본인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야한다.
기존 서비스 이용자에게 초대를 받으면 Nominated by 라고 해서 개인 계정 프로필에 박제가 된다. 이건 끝까지 간다고 한다.
여기서 재밌는게 누굴 초대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만약 자기가 초대 한 사람이 운영 규칙을 위반해서 계정 삭제가 되면 그 사람을 초대한 사람도 퇴출된다고 한다. 일종의 연대책임이다.
운영 규칙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혐오 발언, 비하, 무단 녹음, 소수자 탄압, 왕따 등등의 행위를 Room에서 할 경우 계정이 정지 된다. 계정이 정지 당할 경우 자신을 Nominate 해준 사람에게도 영향이 간다. 또 실명 기반이라는 특성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 없는 플랫폼이다. 물론 이런거 다 쌩까고 막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음성을 제외한 어떠한 방법으로도 소통할 수 없다. 오직 Room에 들어가서 말을 해야지 소통 할 수 있다.
Room은 모더레이터, 스피커, 오디언스로 나뉜다. 모더레이터는 일종의 Room 관리자이자 MC이다. 누구에게 speaker 권환을 줄지, 강퇴할지, 또 누구를 모더레이터로 지정할지 선택할 수 있다. 스피커는 마이크를 이용해 Room에서 발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오디언스는 발언은 못하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팟캐스트 처럼 오디언스는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또 손들기 기능을 통해 발언권을 모더레이터에게 요청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플랫폼의 핵심은 팔로잉 하는 사람 수를 늘리는 것이다. 많은 사람을 팔로우 할 수록 더 많은 방을 볼 수 있다. 또는 처음 Interest를 잘 설정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근데 Interest로 연결되는 room들은 대부분 영어권 국가 (미국) 사용자들이 시작한 방들이 보통 타지는 듯 하다.
2. UX/UI
노션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실제로도 FAQ,Community Guidelines, 릴리즈 노트 등이 노션으로 만들어져 있다. 해당 탭을 누르면 노션 페이지로 리디렉션이 된다.
이모티콘, 버튼들도 노션이랑 매우 유사하다. 디자인 철학이 노션이랑 동일한 듯 하다.
아이폰에서 노션을 사용할 때 복잡해서 불편하게 몇개 있었는데 클럽하우스는 복잡한거 다 치고 핵심만 남겨 놓았다. 첫 화면에 일정, Trending Room과 내 팔로우/팔로워들이 들어가 있는 방이 심플하게 있다.
아래 Start Room을 클릭하면 Public, Social ,Closed 형태로 Room을 개설 할 수 있다.
오른쪽 상단에 자기 프로필을 들어 갈 수 있다. 이 프로필 사진은 Room에 들어 갈때 자기 이름과 같이 나오게 된다.
화면 전환, 백그라운드 구동, 스와이프 등등 굉장히 직관적이다. 앱을 백그라운드로 돌려도 room에 참여해 있으면 계속 참여 할 수 있다. 팟캐스트 처럼 들을 수 있다.
맨 위에 캘린더, 팔로잉 하는 사람이 만든 이벤트가 뜨는데 이런 이벤트들을 클릭해서 아이폰 캘린더,구글 캘린더랑 연동할 수 있다. 이것도 굉장히 편리하다.
말이 길었는데 한마디로 편하다.
3. 대충 이렇게 돌아가요
4일간 클럽하우스를 돌아보며 느낀 점은 스타 또는 매우 Cool한 주제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웃음, 취향 공유 또한 트렌딩 한 Room의 조건중 하나이다.
3.1 스타 중심 방
노홍철씨, 개그맨 황재성, 박막례 할머니, 스윙스 이런 사람들이 방에 등장해서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방이다. 코로나 때문에 팬들하고 소통 못하는데 이런 채널로 소통할 기회가 주어져 많이 오시는 것 같다. 아 클래시콰이의 호란님 같은 경우 실시간 음감회도 진행하는데 참여자들이 엄청 많았다.
3.2 쿨한 주제가 있는 방
맥주, 여행,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등 재밌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방들도 있다. 재밌는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자기 취향을 공유한다. 도란 도란 이야기 하는 재미가 있어 보인다.
3.3 정신 없이 웃긴 방 ex)성대모사
진짜 뒤지게 웃기다. 새벽에 이거 듣느라 잠 못잤다. 엄청 웃기다. 여러명이 speaker로 올라와서 프로필 사진에 자기가 성대모사할 대상 사진을 올려 놓고 성대모사를 하는데 난장판+ 왁자지껄하다. 진짜 재밌다. 엊그제 본 트럼프 VS 바이든 성대모사는 개인적으로 역대급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짱구 성대모사, 맹구 성대모사, 트럼펫 성대모사 등등 ㅋㅋㅋㅋㅋㅋㅋ 배꼽잡고 웃었다.
3.4 스타트업 씬
사실 이게 핵심이다. 사용자 층이 보통 디자이너, 개발자. VC, 기획자, 스타트업 대표들이다. 토스 이승건 대표와 토스 PO 들이 모여서 토스 이야기도 하고 각자 스타트업 홍보 하는 시간도 가지기도 한다. 또 VC가 모더레이터로 나와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 스타트업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Altos Venture 커뮤니케이터가 zigzag,toss,watcha 등등 대표분들하고 이야기 하는걸 들을 수 있다. 또 VC들에게 피칭 하는 방도 있다. 그리고 VC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투자 이런것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실제로 개발자, 디자이너 채용을 위한 방도 있었다. 개발자, 디자이너가 자기 PR을 하는 구조였던걸로 기억한다. 세상에 참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3.5 Club은 한국에서는 아직…
아직 한국에서 유행한지 1~2주 밖에 안되서 클럽 형성이 많이 되어있지는 않아 보인다. FAQ를 보니깐 클럽 생성은 1주마다 Batch처리를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 그런가 보다. 조만간 여러 Club들이 생길 것 같다.
3.6 그냥 대화방
퇴근길에 그냥 이야기 할사람? 출근길에 이야기 할사람? 새벽에 이야기 할사람? 이런 사람들이 많다. 그냥 서로 별 주제 없이 사는 이야기 하는 방들도 많이 보였다.
3.7 플랫폼 문화 토론
이 클럽하우스를 어떻게 쓸까? 라는 방도 엄청 많았다. 클럽하우스 Room에서 모더레이터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디어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인터넷 문화가 클럽 하우스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도 꽤 됐다.
4.수익화?
블룸버그 기사를 읽어보니 만든지 1년만에 엄청난 유행을 탔고 현재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 받는 유니콘 기업이라고 한다. 투자 엄청 많이 받는 상황이라서 딱히 급하게 수익화를 나설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생각나는게 몇가지 있어서 적어 본다.
4.1 Club 초대권
기본적으로 폐쇄성이 클럽하우스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 특정 클럽에 들어오려면 일정 수준의 요금을 내는 모델 즉 유튜브의 유튜버 채널 가입 모델 식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Club의 모더레이터에게 수익을 분배해 주는 식으로 말이다.
4.2 유튜브 모델?
유튜브 처럼.. room에서 이야기 하는 도중 중간광고 넣는 식으로도 수익화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광고 Room을 따로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 계정을 팔거나.
4.3 또 다른 무언가
사실 위에 말한건 의미 없다. 다른 SNS에서 이미 하고 있는 모델들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클럽하우스는 새로운 형태의 SNS이다. 아마 또 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5. 장점
5.1 폐쇄성
초대권이 있어야 들어 올 수 있다. 그리고 이 초대권이 무제한이 아니라 1인당 2장(열심히 활동하면 더 준다.)이다. 그리고 아이폰 유저만 사용 할 수 있다. 이런 페쇄성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들어 올 수 없는게 장점이다.
5.2 실명 기반
실명 기반이라서 막말 하는 사람이 적다. 익명의 탈을 쓰고 막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물론 익명으로 오는 사람도 있다. 근데 이런 사람들도 nominated가 박제되어 있어서 함부로 말 못하긴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아마 이런 익명들은 신고 받으면 정리 될 듯 싶다. 가이드라인에서 익명 하지 말라고 했다.
5.3 강력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혐오발언, 왕따 이런거 안된다. 신고 받으면 앱 사용 못한다. Nominate 해준 사람도 재제를 받는다고 하니 사람들이 함부로 말을 한다. 실명 기반하고 엮어져서 공론장의 오염을 막는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고자하는 제작사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리고 릴리즈 노트에도 밝혔지만 폭발적으로 사용자를 늘리기 보다 천천히 가겠다는 개발사의 의지가 돋보인다.
5.4 소수의 사용자
인터넷 sNs에서 사용자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근데 여기서 개발사는 초대권을 2개만 지급함으로 밑이 2인 지수함수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 증가 속도가 엄청 폭발적이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 쾌적한 사용자 경험이 가능해 보인다. 서버도 터지지 않고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방이 터지고 이런게 없다.
6. 단점
사실 장점이 다 단점이기도 하다.
6.1 폐쇄성
사람들이 많이 없다. 폐쇄적이라서 아는 사람이 이미 가입을 해야지 들어 올 수 있다. 아는 사람 없는 사람은 들어오기 힘든 구조라서 가입이 쉽지 않다.
6.2 실명 기반
익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무조건 실명 밖에 안되서 오히려 자유로운 토론이 불가능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 클럽하우스 막았다고 하는데 거기서는 진짜 익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쉽다.
6.3 강력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너무 강해서 nominate 해준 사람도 퇴출 당한다. 더 조심하게 되다 보니 자유로운 말을 하는데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6.4 소수의 사용자
사람이 적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힘들다. 한국 유저 집단은 굉장히 동질적인 집단으로 보인다. 다 VC, 스타트업, 개발자, 디자이너 이런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다양한 직군,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인물들만 남을까 우려된다.
6.5 안드로이드 미지원
안드로이드는 녹음 막는게 쉽지 않아서 지원이 후순위로 밀렸다고 한다. 제작사 CTO가 구글 출신인데ㅋㅋㅋㅋ 안드로이디 미지원이라니ㅋㅋ 아무튼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들어 올 수 없기 때문에 확장성이 떨어진다.
7. 그래서 결론이 뭔데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때문에 안에서의 이야기를 깊게 적지는 못했다. 외부로 유출 하면 재제를 가한다는 규칙이 있어서 조심스럽긴 한데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들,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코로나 시국이라서 더 빵 터진 것 같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저커버그, 애덤 그랜트, 말컴 글래드웰, 김봉진 대표 이승건 대표, 박영선씨, 금태섭씨, 박막례 할머니, 이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명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아마 facebook,instagram,twitter같은 메이저 SNS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현재로써는. (물론 내가 틀릴 수 있다) 음성으로만 채팅 할 수 있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사용자 풀이 굉장히 제한적이다. 그래도 굉장히 특수한 영역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잘될것 같긴하다.
이걸 보면서 계속 느끼는게 그리스 아고라 문화, 17세기 살롱 문화, 19세기 커피하우스 문화가 21세기에 IT와 연계되어 발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막 유행하기 시작한거라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어떻게 발전할지 굉장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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